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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관람/25년

<굽이 굽이> 고근호_x large(25.06.18~07.26)

7월 4일날 방문했다.

📍엑스라지 두 번째 전시,

고근호 Geunho Ko
굽이굽이 kubigubi
2025.6.18-7.26

수-목-금-토, 12-6시
예약제, 방문 예약은 프로필 링크
 
📍고근호는,
제멋대로 규칙을 세운다.
고근호는,
생성된 조건 안에서 캔버스와 종이에
선을 긋거나 그 영역을 채운다.
고근호는,
작업 과정과 결과에서 규칙과 행위의 쌍들이
동적 움직임을 발생시킬 것이라 기대한다.
고근호는,
엑스라지의 개인전 <굽이굽이>를 위해
지도, 단호박, 화산, 협곡, 밤, 해안가 등을
닮은 회화와 드로잉을 준비했다.
캔버스와 종이 표면에
굽이굽이 생성된 조건과 지나간 행위에 응답하며.

🗺️ 고근호는 서울에 거주하며 작업 중이다. 1991년 제주에서 태어났으며,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및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대학원 조형예술과를 졸업했다. 엑스라지에서 <굽이굽이>(2025), 뮤지엄헤드에서 <2>(2024), 인터럼에서 <이리저리>(2024), 홀1에서 <조율하는 퍼즐>(2022) 등의 개인전을 선보였다.


김루이작가님과 같이 방문했다. 지난 개인전 방문 때 같이 보러가자는 이야기가 나와서 약속을 잡고 관람했다. 전시는 안국역 일대를 돌아봤다. xlarge는 개인 생활공간 갤러리로 만들어 전시를 하고 있었다. 갤러리는 예약을 한 후 방문을 해야 했다. IMF 서울 같은 느낌이 들었다.
 
xlarge 갤러리는 뮤지엄헤드 전시장으로 향하는 길 가장 안쪽에 위치했다. 그곳에 도착해 보니, 좁은 골목에서 한 겹 더 들어가야 했고 그렇게 올라가면 빌라의 가장 윗층에 전시장이 있었다. 굽이굽이 찾아가야 하는 전시장!

 
긴 못이 엄청남. 퍽 하고 관통하는 감각이 들어 기분이 째진다. 이런 우악스러운 못 위로 얇은 물성을 가진 종이가 매달려 있었다.

 
굽이 굽이 계곡으로~ 지금 보니까 뒷 판도 되게 중요해보인다. 

 
귀여워라. 집에서 잠깐 문을 열어두려고 의자를 둔 것 처럼 작품을 뒀다.

 
전시장 안에는 갤러리 주인이 앉아 있었다. 친절하고 바빠보였다. 그래서 프로페셔널해 보였는데, 그게 좀 부러웠다. 그는 넓고 긴 책상에 앉아있었고, 그 앞에는 고근호 작가의 도록이 있었다. 루이 작가님과 도록을 살펴본 후 다음 전시장으로 갔다. 
 
이전 작업보다 훨씬 거칠어져서 좋았다. 캔버스 천 테두리도 싹둑싹둑, 천도 울퉁불퉁 우하하 재밌다. 특히 거실에 대각선으로 기대놓은 판넬 위에 작업을 둔 게 붓으로 그린 지도 같아 보여 좋았다. 다른 전시장에서도 그렇게 볼 수 있었으면 좋겠음요~
 

고근호, Geunho Ko

geunhoko.com

 
 
인천아트플랫폼에서 만난 쉬셩카이 작가님이 생각났다. 작가님은 인천아트플랫폼에서 개인전 <썰물에 드러난 울림>에서 인공 파도풀과 자연파도풀을 비교하면서 인공지능이 일상생활에 개입하면서 변화하는 감각, 움직임에 대해 이야기했다. 여기서 흥미롭게 봤던 것은 이러한 변화를 인공파도풀에서 서핑을 하면서 이곳 만의 규칙에 '몸이 적응하는 과정'으로 설명한 것이었다. 전시는 이러한 이야기를 AI 생성 영상과 실제 촬영본, 그리고 모션 캡처영상을 섞은 영상으로 보여줬다. 모션 캡처! 인공파도 풀과 야생 파도를 찍은 영상을 비교하는 설명도 좋은데, 인공 파도풀의 장면을 다시 모션캡처를 한 게 좋았다. 모션 캡처는 인공지능의 손이 영상을 만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 전시가 생각 난건 마지막에 적힌 퍼즐이라는 부분 때문이다. 이번에 작가는 균열을 만드는 미디엄을 이용해 볼록한 요철을 만들고 그 요철을 기준으로 화면을 완성했다. 이런 과정은 이전의 작업에서 보여주는 규칙과는 다른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요철을 선을 긋거나, 삼각형을 만드는 것처럼 작가가 만드는 것이 아니다. 꽤나 "무작위"한 과정을 거쳐 생긴 규칙인데, 이 위를 퍼즐 맞추듯이 선을 긋고 색을 채운다. 균열을 손으로 걷고 지도를 만드는 느낌의 작업.
 
인공파도풀과 이 균열을 맞대어 생각해보면 그런 거 같다. 두 전시 모두 어떤 것이 만들어낸 무작위함에 기대보고 그것에 몸을 맞춰보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다른 무작위다. 다른 변수다. 그렇지만 서로 다른 두 무작위에  몸을 맞춘다는 게 지금 이 시대 감각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 사람이 아닌 것이 만들어낸 여러 이미지의 겹침, 폭발.. 대충 그런 것이 만들어낸 융합, 균열 안에서 몸으로 감각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네이버 지도를 켜고 모르는 이미지로 넘치는 동네를 가보는 상상을 해보자. 넘쳐나서 지도가 계속 변하니까 아주 종이 지도는 없어지고 큐알코드로만 전달하는 그런 동네!  변화하는 길을 한번에 볼 수 있지만 걸어 다니면서 동선을 만드는 시도. 다 알고 이미 찍혀있지만 나만의 아지트를 찾겠다는 여정을 상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