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펄》
강지웅 개인전
2025.10.04–10.30
인천시 중구 마시란로 370
목–일 및 공휴일, 정오–일몰 운영
예약: 프로필 링크
후원: 인천광역시, 인천문화재단
2025 청년예술인창작지원 선정
인천아트플랫폼에 같이 입주했던 강지웅 작가의 개인전! 전시장이 아닌 곳을 빌려 전시를 진행한 게 너무 흥미로웠다. 전시장은 영종도 해변에 있었다. 대중교통으로 가기엔 약간 어려웠다. 그럼에도 여행 가는 기분으로 잘 왔다!
인천 지하철 2호선- 인천 지하철 1호선-공항철도 마지막 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버스 정류장은 원래 내려야 할 곳보다 한정거장 먼저 내려 20분 정도 걸어 전시장으로 이동했다.

전시는 바닥에 두어 뻘에 어떤 모습으로 있었을지를 상상해 볼 수 있었다. 전시장은 따로 조명이 없었고, 밖에서 들어오는 자연광으로만 감상 할 수 있었다. 이 날이 전시장을 열고 처음으로 맑은 날이었다고 했다. 나는 운이 좋다 생각했다. 아 난 특별해~



창문 유리 같다. 창문에 사용되는 푸르게 코팅된 유리. 맑은 날, 햇빛이 환하게 비춰서 더 유리 처럼보인다. 먼저처럼 덮인 진흙이 유리 위 먼지처럼 보인다. 진흙이 맑고 투명한 코팅된 유리의 물성을 완성한다.





그 햇빛으로 감광하는 사진으로 기억. 이건 섬의 풍경 같은 작가가 개인적으로 찍은 사진이라기 보다 인천의 개화기 역사와 관련된 자료 사진으로 기억한다.
근데, 바닥에 눕힌 사진은 뭔가 매체 실험적인 측면이 있어서 물에 불려 말린 종이의 우글우글함, 쌓인 진흙의 물성을 감상하다 이 감광된 사진에선 찍힌 대상, 풍경에 이야기를 읽고 알아야 해서 좀 당황했다. 내 기억에 바닥에 훼손시킨 사진은 지금은 사람이 살지 않는 섬 안에 들어가 버려진 유원지 건물을 촬영한 것으로 기억한다. 그렇게 본 풍경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 사진을 감광했다면 덜 당황했을 것 같다. 왜냐면 바닥에 놓인 사진의 화면은 너무 추상적으로 변했기 때문에!
그럼에도 잊힌 무언가. 휩쓸려서 사라질 기억과 역사 맥락으로 읽으면 그렇게 놀랄 일은 아닌 듯싶다. 아무래도 인천 시민이어서 개화기 어쩌고 하는 거에 질려서 이런 반응을 한듯 싶다.

섬에서 찍은 사진을 뻘에 넣는다. 그 위를 밀물과 썰물이 오가면서 자국이 생긴다. 일종의 발효를 시키는 느낌. 언젠가 작가가 사진을 회화처럼 접근하려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진에서 보이는 구도, 대상이 중요해 지기 보다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훼손, 우연히 생긴 무늬가 더 중요해지는 것 같아서 더욱 그랬다.

예전부터 사진이 독특한 아우라를 갖게 됐다는 생각을 했는데, 여기서 더 강해졌다. 분명 디지털 포멧으로 여러 번 복제가 가능하고 인쇄가 가능한데.. 뭔가 원본의 아우라를 갖게 된 느낌. 아이돌 포토카드를 소장하고자 하는 욕구. 굿즈로 인쇄되는 어떤 물건들.. 요즘 더욱 어떤 몸, 현실에 있는 둔탁한 물성이 없어지고 SNS나 웹으로 휘발하는.. 혹은 잠시 등장했다 디지털 이미지로 업로드 되며 새로운 게시물에 덮히고 까먹고 사라져서 그런 것 같다. 이런 까먹음과 비교했을 때 사진이 단단한 물성을 갖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 같다. 아니면 인쇄되고 물건으로 나와 팔리니까 사람들이 진지하게 진짜라고 믿고 그 믿음 때문에 아우라가 생긴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강지웅 작가 전시를 보면서 '사진에 찍힌 대상과의 관계'vs'사진 매체가 만들어내는 물성' 이 사이에서 고민이 많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죠. 그 번뇌에 빠져 고민하는 게 간지다. 작가가 번뇌에 갇혀 오래 고민했으면 좋겠다. 그 번뇌 안에서 계속 놀고 빠져나가고 즐겁고 절망하고...
아무튼 건강검진 잘 받고 오래오래 고민하고 해결 안 되는 영원한 게임을 즐겁게 했으면 좋겠다. 말하자면 엔딩없는 무한 컨텐츠 오픈월드 게임처럼 즐기면 좋겠다는 말이다.
이렇게 전시장을 벗어난 전시 좀 간지다. 나도 따라해봐야지. 언젠가?
간지나는 작가 홈페이지. 구경하셔요~






전시를 보고 공항철도역까지 걸어갔다. 약 한시간 반정도 걸렸다. 네이버 지도에 분명히 이 정도 시간이 걸린다고 했는데, 내 걸음은 빠르니까 괜찮겠지? 했다. 근데 가면서 풍경도 보고 해서 재밌었다. 새도 보고 게도 보고~.
근데 공항 근처로 걸어가는 도로가 인도가 없었다. 내 옆으로 차들이 쌩쌩 달렸는데 그건 좀 무서웠다. 큰 도로와 큰 차량 앞에 나약한 인간이라는 경험을 하고 겸손을 배웠다. 다치지 않고 잘 와서 감사.
인공의 숭고함에 압도되었던 하루. 감사합니다. 테크놀로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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