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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관람/23년

이주영 개인전 <머리 셋 다리 하나> 온수공간 (23.11.17-12.10)

by 천정누수 2024.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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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전시 빨리좀 옮겨 적자! 아자아자 안화이팅!
 

12월 5일날 갔다

 
온수공간은 정말 많은 전시를 소화한다. 이때도 1층 2층 전시가 달랐다. 이 때 근처 약속 가면서 봐서 좀 후다닥 봤다. 그래서 좀 아쉬운 전시.

사랑받는 작가님

 

 

 
전시를 다 보기전에 설문지를 발견했다. 정말 어쩜 이렇게 소중하게 적어 놨을까. 이건 친절하다 못해 슬프다. 왜 슬픈가 생각해보니 설문지에 적힌 말처럼  솔직하게 '의견 좀 주세요'라고  말한적 없어서 그랬던 것 같다. 전시 오면 암거나 말해주라 사람들아~


https://www.onsu-gonggan.com/2023/11/2023.html

/온 /수 /공 /간

머리 셋 다리 하나 2023. 11. 17 - 2023. 12. 10 이주영 개인전 장소 | 온수공간 1층 관람시간 | 12 - 7 PM , 월 휴관    기획 | 임현영 비평 | 송윤지 디자인 | 김성구 각색·번역 | 최항규 목소리 | 김세영 설

www.onsu-gonggan.com

 
“일어나. 같이 가자. 나는 잠들 곳을 찾는 중이야. 찾지 않으면 찾을 수 없어. 움직여.” -이주영,<머리 셋 다리 하나> 2023

 
이주영 개인전 ≪머리 셋 다리 하나≫는 상실에 뒤따르는 애도의 과정에 관해 이야기한다. 애도는 죽은 이가 아닌 살아있는 이들을 위한 의식이라는 생각에 기반해, 한곳에 오래 머무를 수 없도록 하는 당대의 사회문화적 구조 속에서 “자신만이 알고 있는 아픔의 리듬”을 따르기를 목적한다.
 
(…) 거듭된 애도의 시간이 모여 만들어진 ≪머리 셋 다리 하나≫는 장기간에 걸친 슬픔의 노동, 예술적 실천의 산물로서 애도 자체를 보존하는 장소로 기능한다. 이 장소는 시의성에 집착하는 대신 지금 자신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조치가 무엇인지 인지하고, 그것이 아무리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일지라도 다음 단계로의 이행을 위한 것이라면 그에 충분한 시간을 쏟도록 허용한다. 이는 더 이상 애도의 실패와 애도의 결여를 혼동하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끝나지 않는 애도를 의미하는 애도의 실패보다 애도를 회피하고 은폐하려는 애도의 결여가 더 문제적인 까닭은, 소화되지 않은 채로 남겨진 상실의 경험이 당사자를 언제고 다시 호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부재의 증명을 최종적인 결별이 아니라 상실의 대상에 대한 책임의 시작으로 보는 관점에서, 애도란 애초에 명확한 끝이 정해지지 않은 헤어짐의 과정이며, 역설적으로 그것의 실패가 이를 완성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전시는 차라리 실패할지언정, 애도를 계속해서 시도하고 상실을 이야기할 것을 요청한다.

 

-전시서문(임현영)


 
전시는 영상에 등장하는 "머리 셋 다리 하나,초록 고양이?,인동초"를 중심으로 풀어간다. 영상에 나오는 소재는 고분 벽화나 민간 신앙에서 나오는 신조(신+새)를 모티브로 만들어졌고 한다.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업은 영상과 영상에 출연하는 대상을 소재로 만든 조각,  회화  그리고 이 이야기를 만들기 위한 자료들이 있었고 그것들을 각각의 공간에 나눠 전시했다.
 
영상은 한 채널의 애니매이션 이었다. 영상은 전반적으로  동화처럼 등장인물의 대사와 상황을 나레이션이 설명해주면서 진행된다. 특유의 담담함이 슬펐다. 특히 머리가 툭 하고 떨어진 것을 묘사한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나레이션 너무 잘해ㅠ)  영상은 나레이션이 거의 설명해줘서 편하게 볼 수 있었다. 다만, 너무 동화 같아서 감정이입이 힘든 부분도 있었다. '자의적인 기호로 만든 신화 + 전반적인 전시가 애도로 침잔함' 때문에 반발심이 들어서 '건조하게 반응해야지+감정이입 덜할거야' 라고 반응하게 됨. 이건 애도 같이 작품에 깊은 감정이입을 회피하는 나의 성향도 한몫한다.
 
전시장 입구에는 이 머리가 떨어진 '머리 셋 다리 하나'가 있었는데, 영상을 보기 전 까지 이런 슬픈 친구인 줄 몰랐다. 3d 프린터로 기깔나게  뽑았구만 했는데 왜 슬픈 형상입니까. 
 
전시를 나가면서 서문을 보니 작가는 최근 2년간 연이은 상실을 겪었고, 이것을 애도하기 위해 오랜 시간을 겪었다고 한다. 나가면서 갑자기 미안해 지긴 했지만, 약속 전에 너무 슬퍼지기 싫어 건조하게 반응하기로 마음먹었었다. 그 설문지에도 건조하게 적었는데, 다음부터 그러지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