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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인가 한 주 전인가 1호선 지하철을 타고 가다 다리 휜 사람을 보았다. 다리 휜 사람은 익숙한 노숙인의 모습이었다. 이런 노숙인은 주변 온도와 다르게 입는 경우가 많다. 추운 날씨이면 반팔을 입거나 더운 날씨에 두껍게 입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다. 이분 또한 서늘해진 날씨에 반팔로 돌아다녔다. 이분은 정말 정확히 된장냄새를 풍겼는데 정말 정확해서 머리에 꽂혔다. 이 냄새가 이상한 게 분명히 된장냄새인데 음식에서 온 것이 아닌 냄새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 사람은 절뚝이면서 지하철 칸칸을 통과했다. 내가 탄 곳은 움직이는 방향기준으로 첫 칸이어서 끝부터 여기까지 쭉 걸어온 것 같았다. 그는 작은 목소리로 몇 번 구걸을 하다 머쓱해하며 열차밖으로 나갔다. 그때 그의 발목과 발을 볼 수 있었는데, 하얗게 각질이 일어나 있었고 정말 건조해 보였다. 삼선 슬리퍼를 질질 끌며 밖으로 나간 그는 바로 앞 벤치에 앉아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