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범한 남자》
권동현 개인전
2026.02.28 - 04.18.
12:00-19:00(일, 월 휴관)
기획: 허호정
진행: 권하정, 한희
그래픽 디자인: 인현진
전시 설치: 김병찬
도움: 구재회, 권세정, 서정은, 신익균, 염철호, 조형준, 최요한, 최주원
주최, 주관: 뮤지엄헤드
후원: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평범한 남자’를 떠올려보자. 그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가? 권동현은 수년간 ‘남성성’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다양한 도상을 수집해 왔다. 그것은 고대 그리스적 이상의 신체로부터, 웹상의 밈과 짤방 속에서 조롱되고 비하되는 저열한 몸, 부풀려지고 기이해진 몸을 아울렀다. 그렇게 작가의 손을 거쳐 ‘남성성’을 재생산하는, 또 그에 실패하는 인물들이 세워지고 부서졌다. 전시는 역설적이게도 바로 이 몸들에 의해 지탱된다. 《평범한 남자》는 대표적이기보다 임의적인 ‘남자’를 확대하거나 축소하면서, 우리 시대의 잔여/과잉의 얼굴과 몸을 그러모은다. 그리고 이 하나의 은유, 현재의 표상으로서 ‘평범한 남자’를, 그 얼굴들, 그 몸들을 들여다보자고 제안한다.
평범한 남자라니 제목에 어그로 끌려서 당장 보러 갔다. 뮤지엄 헤드 연못에는 정처 없이 떠도는 뗏목이 있었고 전시장엔 여러 남성(아저씨)이 있었다. 고추가 많았다.

미성년의 뒷모습. 청소년 같아 보이지 않는다. 그냥 운동안해서 에스트로겐 많이 나온 남성의 몸 같다.

아저씨 고추 놓고 왔어요;

부축을 받는 사람

불룩한 배, 얇은 다리, 좁은 어깨 큰 머리. 두꺼비.

아잉 부끄러. 사실 자신의 고추가 너무 작아 슬퍼 보이는거 같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존재의 위협을 느끼고. 목숨의 위협을 느끼고. 망상에 시달리고. 할 것 같다.

아크로바틱한 섹쉬 대머리 아저씨.

이대남 폭동. 옷을 입고 있다.

어여쁜 모습


군상. 인물들이 묘하게 대칭이 맞아 이상했다. 내가 본 아저씨들은 대칭이 맞지 않는다. 어깨가 뒤틀리고, 다리 하나가 짧고, 팔이 굽고, 목이 과하게 앞으로 나오는 식으로 말이다. 분명 불편한 비율인데 대칭 때문에 매끄럽다. 아마 실제로 본 신체를 만든 게 아니라 사진이나 납작한 무언가를 보고 정보가 빈 곳을 작가의 깔끔한 스킬, 손맛으로 매만져 마무리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거 아닌가 싶었다. 여기서 혼자 "흠.. 내가 아저씨력은 더 높군, 내가 아저씨들의 비틀림을 더 잘 포착하는군"라고 자만했다.
여기서 불편하게 느낀 대칭의 매끄러움은 뒤에 카드처럼 넘기며 볼 수 있도록 해둔 작가노트를 보고 납득이 됐다. 오히려 좋아졌다!

우빵잡는 조각

레딧에서 퍼온 로니콜먼. 이이 기자 회견? 사진들 보고 만든 거 같다.








작가 노트를 카드처럼 만들어 읽어 볼 수 있도록 했다. 카드에서 인터넷에 떠도는 이미지를 수집하고 그것을 소재로 창작하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앞선 의문들이 해소되면서 노트들이 웃기고 재밌고 그랬다.
평범한 남자란 전시를 보고 아 '남자라는 정체성에 혼란이 오고 괴롭고 힘들어여 ㅠ' 이런 느낌이 조금이라도 들었으면, 혹은 '디씨식 냉소' 뭐랄까 '객관적이고 분명한 사실로 나는 병신이다. 고로, 세상도 병신이다.' 하는 기운이 주되게 있었으면 정말 싫었을 거 같다.
그냥 피로한 아저씨 같아서 좋았다. 어떤 수사도 할 수 없이 지쳐 대충 남은것을 모아 할 수 있는 것을 한 느낌.

익숙해지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기! 루키즘 뭔지 몰랐었다. 루키즘- 외모지상주의(lookism)란 신체적으로 매력적이지 않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에 대해 편견이나 차별을 가하는 태도를 말한다고 한다. Look이라니...

섹쉬~아저씨 반타 블랙

보디빌더 아저씨랑 군상들~

자소상. 전시를 볼 때는 자소상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봤다. 무언가 민중미술 작가 같다는 생각을 했다. 상투를 다시 땋고 하는 어떤 비장함. '틀린 것처럼 보이는' 자신의 신체를 전라를 보여준다는 건 다짐이 있어야 하는 것 같다.
“‘루저 됨’을 즐길 수는 없는 걸까요?” 권동현의 이 같은 물음은, 필패하는 게임의 지평을 다시 보게 만든다. 실패는 다른 말로 바꿔 쓰여야 한다. 그것을 개인의 책임이자 좌절로 읽어야 했던 주체들은 다시 얼굴을 드러내야 한다. 여기서 작가는 어딘지 모자란, 혹은 너무 넘쳐서 남아 돌게 된 잉여의 ‘평범함’을 떠올리고 긍정하며 유희해 본다.
물론, ‘루저됨’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자신의 ‘루저 됨’이 이 자본주의의 폐단에 의해 빚어진 무수한 패배, 매일 같이 양산되는 쓰레기적 성질에 공명하고 있다는 자명한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가 느끼는 좌절, 스스로의 못남과 추함, 수치심 따위가 개인의 탓으로만 돌릴 일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되면, 또 다른 패배들과 마주하고 손잡을 수 있는 여지가 열리고, 패배와 취약함을 ‘남성’과 대립시키는 기만적 부정으로 돌아갈 이유도 없어질 것이다.
허호정 (뮤지엄헤드 큐레이터)
K작가님과 2인전을 준비하면서 남성성에 대한 말을 많이 하고 있다. 과거했던 게임, 학창 시절 추억 등등.. 힘세고 강한 것에 대한 동경. 그리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그 강한 것에서 오는 유해함을 알게 됐을 때 느껴지는 것. 등등 재밌었다. 그런 대화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면서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그러면서 나는 그럼에도 내가 유해한 강함에 매료됐고(되고 있고)에서 어떤 탐구를 출발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마음이 힘들 땐 그것도 힘들긴 하다. 그때 과거 우리 집안 대장님에 내게 일갈 했던 말이 떠오른다. "전두환도 살아있는데 너라도 못살겠니" 지금 버전은 "윤석열도 살아있는데.." 정도로 하면 될까?
재밌게 봤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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