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터디 전시투어동선에 추천 전시로 있던 쾨닉 서울. 아뜰리에 에르메스처럼 1234층엔 브랜드관이었고 때문에 입구에서 방황했다. 매번 이런 비싸 보이고 낯선 곳을 못 들어가는 듯? 방황하고 있자 입구에 서있던 직원분이 무엇 때문에 오셨냐고 물었다. 나는 또 "쾨? 콰? 닉 서울이요?!" 하면서 엉거주춤하면서 들어갔다.
'윌링엔딜링'도 그렇고 '쾨닉 서울'도 그렇고 왜 달링과 콰닉인 편이 더 익숙한 걸까? 신기하다 생각하며 전시장에 들어갔다. 전시장은 화이트 큐브인 5층 과 옥상 공원 같은 느낌의 6층 전시장으로 나눠져 있었다.
판판하고 매끄러운 회화. 예전에 금호미술관에서 전시에서 정고요나 작가님의 작업이 떠오른다. 두 분이 그리는 화면은 전혀 다르지만(정고요나작가의 경우도 그림 안에서 건축적인 공간을 다루지만, 대상에 비치는 햇살에 집중하는 느낌.), 판판하고 매끄럽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하며 후기를 적는 중..
*건축적인 공간? : 원근법을 사용하고/ 공간을 표현할 때 건축물의 면을 사용하고/ 그 면을 자연스러운 빛의 번짐을 통해 표현하며 공간의 깊이감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이렇게 적었음.
장일동 작가는 정말 고전적인 기법으로 그리는데 이상한 색조합으로 그린다. 화면에서 초록색을 많이 사용하는데, 촌스럽게 칠해지지 않고 상큼하게 칠해졌다. 전시 제목인 MELTING이 암시하는 것처럼 화면에 등장하는 모든 공간은 공허해 보인다. 화면에 등장하는 가구와 계단, 벽, 창문은 창문! 벽! 같이 하나의 존재감을 갖기보다 둘 사이에 빛이 통과하는 공간을 알려주기 위한 표시처럼 작동하는 것 같다.
화면 안의 화면, 창안의 창 같은 환영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데 눈으로 따라 읽기 재밌었다. 이런 환영이 환영을 극복하고자 했던 현대미술의 흐름에서 몇 걸음 떨어진 방식이라 생각하는데, 너무 구식 같아 보이진 않았다. 노래로 치면 80년대 풍의 음악을 20년대에 유행시킨 느낌고 비슷해 보인다. 구식 같아 보일 수 있는 환영의 맛을 지금 시대에 맞춰 잘 안착한 느낌.
00년대 학번 졸업전시에서 볼법한 느낌도 난다. 금호미술관에서 느꼈던 느낌은 여기서도 받는 듯. 멈블랩이 나오기 전 열심히 가사를 쓰던 00년대 한국래퍼 느낌이랄까.. 회화라면 이 정도 노동력이 들어야 한다는 전체적인 강박이 있던 시기라고 기억하는데 그 노동력에서 오는 맛이 또 있는 것 같다.
FUTURE라는 제목의 작업이 좋았다. 이유: 미래라는 단어가 좋아서. 던밀스의 미래 2도 그래서 좋아한다.
훅으로 미래미래미래미래~ 말하는데 전혀 미래답지 않은 미래.. 제자리 걷고 있는 미래 같아서 좋아한다. 장잉동 작가의 FUTURE에서도 이런 비어보이는 느낌이 들어서 좋아하는 듯
하지만 새 시대는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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