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이때 즈음 부터 글쓰는 나도 지치고 관람하던 나도 지쳤다. 하지만 빨리 마무리하고 자야지.
이것도 조금 더 제대로 볼걸. 검회색 바닥에 흰색벽과 연파랑 보라계열의 색이 잘어울렸다. 드로잉이 설치로 옮겨간느낌. 바닥에 있는게 어색하지 않고 공간과 잘어울렸던 것 같아 시원하게 보고 넘어갔다.
"가상공간, 디지털 이미지에서 현실과 유사하면서도 특유의 과장된 시각 언어인 '과도한 리얼리티'라는 개념에서 시작한다.
가볍고 납작한 디지털 이미지의 리얼리티 파편을 수집하고, 이미 사라진 물질적 텍스처와 무게를 다시 부여해 현실로 가져온다. 물성을 얻은 조각은 현실 공간에서 물질세계의 리얼리티와 충돌한다."
-졸업전시인스타그램에서
메타버스 붐은 온다! (2)추계졸전글 에서 정윤서 작가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레진 질감이 요즘 미감인가! 하는 말을 했었는데. 이런 이유 때문인가? 이기쁨 작가가 생각하는 디지털이미지->조형 변환에서 생기는 공통된 감상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을지로 감성이다. 11월에 했던 페커스 페어 가 떠올랐다. <PACK FAIR 23 ‘We Want a Deep Stack’> 이다 제대로된 제목. 성수동 공간 와디즈에서 했다.
https://ceilingleak.tistory.com/12
"저는 동시대 환경의 플레이어로서 서울-북아현동의 맵 위를 걷고 있습니다. 도시의 허용되지 않는 장소, 시간, 경계를 넘어 저는 보다 더욱 과감하고 유연한 걷기를 제안하고, 수집과정에서 탄생한 픽션을 디바이스에 플레이하며 기억을 나눕니다."
일련의 수집, 도시에서 사라지는 것들을 포착하기. 라는 키워드로 이해가 된다. 가판대 형식과 현수막 재질같은 얇은 천은 작가가 이야기하려는 바와 잘 맞아보인다.
"남성중심적사고가 지배된 환경에서 여성의 위치를 말하고 그 위치에서 바라본 환경에 대해 부정한다. 가족 내에 여성은 순종적이어야 하며 집안일과 아이 돌봄은 여자의 몫이다. 과거 사진들과 현재의 이미지들은 대조되어, 다르면서도 비슷한 엄마의 삶이 보여진다. 과거 교회 사모로서 목사의 보조적 역할을 수행해오며 성도들에게 외모를 지적당하고, 현재는 탈모로 인해 가발을 쓰는 등 여성으로서의 꾸밈노동과 가족의 보조적 역할을 수행하는 엄마를 포착했다. 가족 구성원인 같은 여성들이 듣고 말하고, 함께하는 모습들은 여성 연대를 그린다. 나에게서 엄마의 모습이 보이고 엄마에게서 나의 미래를 상상해 보는 현재이다."
-졸업전시 인스타그램에서
영상을 위한 자리를 만들었다는것 자체가 흥미로웠다. 영상은 지쳐서 오래보지 못했지만, 작업이 먼저야! 무엇이 먼저야! 라고 말하는 작가의 음성인것 같은? 소리를 넌지시 들을 수 있었다. 목소리가 짜증났지만 뭔가 복잡씁슬 했던것 같다. 그러면서 자연스러운 화냄을 화면에 담을 수 있는가? 에대한 물음을 잠깐 고민하다 다시 전시를 봤다.
촉촉하고 시원한작업
"내 모습에 대한 비참을 겪으며 가질 수 없는 것을 열망하게 되었다. 애초에 내가 타고 태어나길 괴상한 형태가 아닌지 확인받고 싶었다. 그 집착은 괴롭기도 하고 날 태초로 돌려주는 경험을 시켜주기도 한다."
-졸업전시인스타그램에서
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슬픈 내용. 청량한 물색이 창백해졌다. 왜 다 슬퍼..ㅠ
원지원 작가 왜 안적었지? 수정하면서 다시 적는 중 이다. 체력이 방전되어서 하나하나 보지 못했다. 하지만, 이 일관된 색빠진 톤이 매력적이었다. 이것도 설마 트라우마나 슬픔에 관한 걸까?
"세상에 대한 불가해로부터 비롯되는 고통을 주제이자, 소재이자, 원동력 삼아 작업하고 있다. 익숙하고 단순한 일그러진 형상들로 고통을 우스꽝스럽고 가볍게 다루어 한 발자국 정도의 거리를 두고 고통을 바라본다."
-졸업전시인스타에서
오? 한 발자국 정도 거리를 두고 바라봤으니 그래도 괜찮겠지..? 눈물이 직접적으로 들어난 화면구성 보다 눈을 게슴츠레하고 있거나 아예 도형화된 화면이 설명과 잘 어우러져 보인다. 슬픔이 많은 시대. 불교에서 삶은 고통의 바다라 했으니까 정확하게 직시하고 있는 것일지도!
뭔가 엽서에서 팔것같은 감성인데 투박한 붓질로 그려졌다. 그리고 살짝의 유머 :) 좋아!
"히키코모리인 내 남동생에서 파생된 연대감 때문인지 늘 소수그룹들에 관심이 많았다 .최근에는 한 외국인을 만나게 되면서 그 친구의 과거를 시작으로 작업을 이어나가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 소수그룹이나 외국인등을 직접 만나면서 그들의 헤테로토피아를 평면작업으로 옮겨나가고자한다."
-졸업전시인스타그램에서
젠장 블랙 코메디였군. 어쩐지 씁슬하더라
작가분이 지인분에게 설명하고 있어서 눈치보면서 관람. 그 설명을 옅듣기론 인상깊었던 과거의 기억에서 소재를 얻어 그림을 그리는것 같다.
"나는 종결된 일상 중에서, 사람들과 함께 있던 이벤트를 그린다.그 사람들과 나는 주어진 시간 안에서 언제든 함께 하지만,
시간과 장소가 변하면 우리의 시간은 종결되어 버린다. 그렇기에 종결된 시간이 아득한 과거로 멀어지지 않도록
그 순간의 흔적을 계속 꺼내서 당시 감정과 분위기를 느끼고 있다. 목표 지향적인 관점에서 현재와 그 순간의 거리를 좁히는 것을 추구한다.
작업의 예시로10년 전, 제주도 마을 사람들과 함께 있었던 순간이나. 훗날 마감될 조부모님의 흔적을 그리고 있다. 잊기 싫으면 다가가는 것이 내 태도이다."
-졸업전시인스타중
역시! 근데 기억할게!! 류의 작업이 매력적이긴하다. 나도 기억하기 말하다 어떤 경험으로 넘어오긴 했지만 약간 익숙한 맛에 먹는 소주와 함께먹는 맛있는 국밥 느낌. 왠지 작가랑 진솔한 대화를 해야 작업이 피부에 와닿을 것 같다. 이렇게 감상할 경우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하고 이야기가 등장하는 요소를 파악하게 된다. 물론 그렇게 되면 그림 자체에 대한 관심은 떨어지지만 말이다. 차분하게 올라간 밀도도 멋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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