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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관람/23년

(1)추계예술대학교 서양화과 졸업전시 <ad-vent-age 굳이 환풍구로 나가는 것> 2023

by 천정누수 2023.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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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표면과 이면의 풍경이 완전히 드르듯 관점은 개인의 풍경을 결정한다. 이런 각기 다른 견해는 때론 충돌하지만, 종종 새로운 풍경을 보여줄 렌즈가 되기도 한다. 한 세대는 타 세대가 보았을 때 동일한 풍경을 공유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그들은 전혀 다르게 느끼기도 한다. 오히려 닮은 겉으로 보았을 떄, 흙 속에 몇마리의 생물이 살아가고 있는지 가늠할 수 없다. 더군다나 그 흙 속에 사는 이들조차 서로의 존재와 항로를 가늠하기 힘들다. 작업하는 것은 이와 유사하다. 우리는 눈앞의 흙과 먼지를 헤치며 나아가고 자신의 풍경만을 볼 수 있을 뿐이다."
 

-전시 서문 중 4학년 유정민

 
https://www.instagram.com/cufa_studioart_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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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이 안뜨네 ㅠ 아쉽다. 이번 졸업전시회는 C21 건물 3-4층과 지사관 406과 402에서 진행 됐다. 흥미로운 작업이 많았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잘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기분이다. 교수님이 바뀐 이후로 (*최찬숙 교수님) 설치 작업들이 전반적으로 퀄리티가 엄청 올라갔다는 생각이 든다. 같이 이야기한 친구 말론  4학년이 되어서 '도피성 회화'를 택하는 일이 적어져서 그런것 같다는 말을 했다. 일리 있다 생각했다.

김소예작가 작업들

 
가볍게 그렸는데 탄탄하고 유화을 질감을 잘 살렸다. 인물의 얼굴을 만화처럼 단순화 시키는 방법은 익숙해서 새롭진 않지만 녹진한 유화 느낌을 중화시켜줘서 좋다. 좀더 안귀여운 상황을 그리면 재밌을 수도 있겠다???  
 

유정민작가

 
유화 유화 한 작업, 뭔가 더 자기주장 강했으면 좋겠다. 뭔가 좋은데 간질간질하게 더 표현적인걸 원하게 됐던것 같음. 옛날 감자칩의 자극적인 맛을 생각해서 먹다가 아쉽게 되는 그럼 느낌. 뒤샹의 계단을 내려오는누드2 구도를 그대로 가져왔는데 그 이유가 좀더 쫀쫀하면 좋겠다.

일단 인스타 설명 보면 '상상력이 부족해서 여러 이미지를 덧대여~' 라는 말로 설명하고 있는데 이 이미지를 덧대는 방식이 구체적이면 정말정말 좋을것 같다라는 생각을 했다. 왜냐면 그 이미지를 선택하는 방식 자체에서 오는 이야기가 작업을 더 흥미롭게 만들기 때문! 나의 경우 그렇다.
 

이 선의 쾌활함
사진의 펄럭펄럭함?
안수연 작가

 

거대한 설치 작업, 규모만큼이나 안에 있는 드로잉들이 흥미로왔음
 
"이전부터 빛에 관심을 가지고 다방면으로 빛을 해석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최근에는 빛의 물리적 특성이 사람의 삶과 비슷하다고 느껴져해당 지점을 가지고 작업을 해보는 중이다."
 
라고 인스타에 설명 적혀 있었음. 쾌활한 선이 빛에 대응하는 거구나! 근데 대응 안해도 이쁘다 선 자체가. 빛을 선으로 보니 불꽃놀이? 점점히 반짝이는 빛이 점같다. 점디리점디리 점점점

이거 너무 웃기다. 핀으로 퍽하고 꽂아버림

 
만져보라고 적혀 있긴 했지만, 만져보지 않았다. 벽에 걸려있는 이상 만져보기는 힘들것 같다. 나는 그림이 같는 어떤 만지면 안되고 주저하게 만드는 아우라를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그게 어떤 감상의 기본 규칙이 된다고 생각한다. 기본 규칙마져 없애면 오히려 더 어려울 수 있다. 헬스장에서 머신운동 보다 프리웨이트가 더 어렵듯이? 말이다.
 
그래서 벽에 걸린 것 보다 오히려 뉘어놓고, 책상의 형태면 작가의 의도대로 더 쉽게 만질수도??? 너무 책상인데?  아모르겠다. 아니면 크기를 작게만들어 책자처럼 꺼내볼 수 있게? 두 제안 모두 회화에서 너무 벗어나 버려서 '회화를 만지게 만든다'는 작가의 의도에서 벗어나 보인다.  단지 물성을 느끼게 하고 싶다면 그냥 두고 걸어도 될거 같다. 눈으로만 봐도 탕후루 설탕이 녹아서 침전된 느낌이 드는 강한 물성이다.

김채원작가
윤민작가?
귀여워 조희진 작가의 작업

 

이거 표현이 좋답, 고유선 작가
4층 올라가는길에 캔버스 들뜬거 관찰 :)

 
영상과 글인 적혀있는데, 글이 그림처럼 느껴졌다.  나는 화면 구성할 때 대상의 밀도를 구분해 분류하곤 해서 더 그런것 같다.(ex-얼굴이면 이마의 시원한 면과 머리카락의 자잘한 밀도 이 차이) 사실상 읽지 말라고 설치해 뒀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보게 만드는 면도 있는 것 같다. 실제로 쪼그려 앉아서 열심히 읽는 사람이 있었다. 대단 아마 아킬레스건 유연성이 좋아 쪼그려 앉기에 능숙한 사람일 것이다.

김진명작가의 드로잉 영상 설치?

 
검은 건식재료의 맛 오랜만~
 
+3층을 마무리하면서  촬영 못한 안세원, 고윤수, 최수정 작가 중에서 최수정, 고윤수작가 작품 사진도 첨부. 인스타에 작업사진이 있으면 옮겨와왔어요.
 

최수정 작가 사진은 그분 인스타에서

 
수업시간에 교수님이 한 말 중에 90년 중후반(26-30초반) 세대같은 경우 만화나 게임을  대할 때 아직 낭만적인게 있다면서 더 밑으로 내려가면 '만화적이게' 된다라고 언급 됐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동어 반복이라 어떤 말인지 감도 안잡힐수도 있는데, 나는 일종의 '세계관을 통해 작업을 설명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화면에 있는 캐릭터는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가 중요한, 설정을 통해 자신을 설명하는 세계가 교수님이 말하고자한 소위 '만화적 태도' 아니었을까 싶다. 
 

 
"숨을 쉬고, 밥을 먹고, 글을 적고 있는 이 순간에도 시간은 흐르고 있다는 것을 아니, 살면서 제어할 수 없는 절대적인 것에 감탄스러우면서도 체념하게 됩니다. 그저 이를 받아들이고 그림으로 기록하고 있는 입장으로써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소재들에 전념해 봅니다."
 

-졸업전시인스타에서
 

지금 추상은 정말 추상적인 화면일까? 물질로 나온 이상 이제 구상적일 수 밖에 없을것 같다. 완전한 추상회화라는 논리 자체가 문제가 있음을 둘째 치더라도. 물질 자체가 구상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오히려 파이리가 3d모델링 되어 컴퓨터안에서 춤추는게 추상적이라고 느껴진다 요즘.

 

권윤구 작가의 그림

 
4층의 시작을 알리는 권윤구 작가.. 는 시작이 아니다. 저 벽 뒤에 설치와 영상작업을 한 학생들이 있었는데, 수업중이어서 사진 찍을수 없었다 아마 다음글에 올라갈듯 싶다. 아무튼 권윤구 작가의 그림 정말 멋지다. 두려워 지는 그림.  
 
"직접 보거나 겪은 인물이나 사건에서 출발하여 그것들을 해체하고 재조합 하는 과정을 거쳐 새로운 이미지를 도출해 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억 속에 있는 이미지들을 꺼내어 그것들을 조합하고 해체하며, 레이어를 쌓아가길 반복하면서 그림을 완성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이미지는 언어로 설명할 때 필연적으로 놓치게 되는 작은 부분들도 전달할 수 있다. 우리의 신체는 오감을 통해 외부의 자극을 감각하면서 여러 가지 인상을 느낄 수 있다. 그 인상들은 기억 속에 남겨짐과 동시에 왜곡되기 시작한다. 그럼 그 인상들은 어디에 있을까? 그 인상들은 가짜일까? 시공간에서 신체를 통해 감각한 외부 자극이 남기는 인상들은 손을 통해 평면으로 옮겨진다."
 

-인스타에서 찾은 글, 졸업전시 프로그램 아티스트 토크 홍보 글 중
 

이 작가는 어떤 사람일지 궁금하다. 직접 겪은 일을 재조합하는방식은 나도 같은 방식인데 훨씬 회화적인 이야기로 풀어내는 것 같다. 모든 그림에서 언뜻언뜻 인물의 표정이나 행동이 보이는 듯 하지만 이내 붓질과 유화의 거친 표면으로 흩어져 버린다. 실제 겪었던 사건은 사실 회화를 위한 장작이지 않을까? 아 물어보고 싶은게 많다. 
 
왜 실제로 겪은 사건을 모티브로 하는지 - 어떤 기억이 주로 소재가 되는지  - 그것을 화면에 어느정도로 보여주려고 하는지-손을 통해 옮겨지는 것에서 새로운 감상이 생기긴 하는지 등등 궁금하다. 잘그려서 좀 부럽다!
 
 
나머지는 다음 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