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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명│무늬, 주름으로 만든 기원 Origin Made of Patterns and Wrinkles
전시기간 │2024.09.21-10.04(화-토 12:00-18:00)
작가 │거니림, 손희민, 송지현, 어밍워크숍 동이화
기획,글 │한주옥
전시장소 │임시공간(space imsi)
이날 인천 전시를 한 바퀴 돌았던 것 같다. 아마 개인전을 할 공간 전시가 철수해서 텅 빈 전시 공간을 보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던 거 같기도 하고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한 달 전이 이렇게 멀게 느껴질 줄이야.
(...)
기원을 선형적인 출발점이 아닌 복합적인 층위와 관계의 집합으로 바라보는 전시 ‘무늬, 주름으로 만든 기원’은 자연과 인공, 변형과 보존, 생명과 소멸에 이르는 이항적 항목들이 순환과 반복이라는 사이클 안에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결속한다는 본질을 조명한다. 하나의 예로, 해러웨이(Donna Haraway)는 인간 중심의 사고가 지배하는 네트워크를 우려하며, 유기물, 미생물, 비료 등 ‘크리터(critter)’의 역할을 통해 생명체와 환경 간의 복합적 관계를 강조한 바 있다. (...)
이번 전시의 참여 작가 거니림, 손희민, 송지현, 어밍은 자연물과 인공적 대상, 물질의 결합을 통해 생성되는 다양한 현상을 예술적 탐구의 방법으로 삼는다. 전시 출품작 대부분은 빛을 흡수하고 반사하는 원소적 특성을 지닌 점토와 빛이 투과하며 다양한 색을 수용하는 레진 등을 활용해 제작한다. 이들은 물체의 한정된 형태를 그리는 대신, 각기 다른 고유한 질감, 색, 빛의 가감을 통해 견고함을 넘어선 유동성을 이해하고, 도전한다. 이러한 접근은 현실의 물리적 차원이 될 수 있고, 예술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감각적 경험이 될 수도 있다. 각 작업에서 두드러지는 시각적 차원이자 은유적 표현인 ‘무늬와 주름’은 시간과 공간의 흔적을 내포하며, 생성과 변형의 과정을 상상하는 지표가 된다. 동시에 이들이 번역한 기원은 회귀의 흐름 속에서 무한한 나선의 일부로 생성되길 반복한다. 이 궤적은 단순한 시각적 표현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매 순간 새롭게 변주되며 시간의 층위를 탐색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지금 당신은 어떤 무늬와 주름 속에서 만들어지고 있는가?
한주옥 (독립큐레이터, 미학)
마크 피셔가 기이한 것을 이야기 할때 "블랙홀이라는 자연현상이 뱀파이어보다 훨씬 기이하다"라고 말한 것이 생각난다. 어딘가 익숙한 유기체의 모양인데 낯설어진 형상. 게다가 물렁물렁할 것 같은 형질이 사실은 단단할 때. 거기서 오는 쾌감이 있던 것 같다.
어렸을 때 고생물학자가 되고 싶었다. 어렸을 때 모두가 좋아하던 공룡도 좋아했지만, 캄브리아기부터 공룡시대 이전까지 생물들도 좋아했다. 왜인가 생각해 보면 이게 더 기괴했다? 더 신기하게 생겼었다. 이때 과학관을 많이 다니면서 이런 생물들을 그리곤 했다. 아마 이런 경험이 내가 괴물을 좋아하게 된 최초의 계기가 된 게 아닐까 싶다.
마지막으로 이 생물을 참 좋아했는데 아노말로카리스 라고 한다. 나무위키 말로는 '이상한 새우' 라는 뜻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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