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장난 같겠지만》
일시 | 2024.11.09 ~ 2024.11.22 (월 휴관)
시간 | 13:00 ~ 18:00
장소 | 갤러리 소소 (경기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92)
글 | 김노암
후원 | 경기도, 경기문화재단
정수와 같이 택시를 타고 이동해 왔다. 또 갤러리 소소 또 파주. 이 날은 주말이어서 그런지 갤러리 근처로 차가 많이 주차되어 있었다. 전시장에 도착해서 박현순작가와 인사하면서 " 이 근처 주차된 차가 다 현순 씨 보려고 왔나 봐요~"라고 말했고 "허허허 허 그러니까 말이에요~"하면서 시답지 않게 받아줬다. 현순작가는 여자친구와 같이 오프닝을 준비하고 있었다. 나와 정수는 오프닝 보다 2시간 정도 일찍 도착에서 전시를 보았다.
박현순 작가는 같은 학교 후배로 정수를 통해 알게 된 사이다. 이전 부터 웃기려고 하려는 뭔가가 있었다. 그때는 그림을 그리거나, 그래도 소위 예술활동이라고 생각되는 무언가를 했지만 이번 전시에선 물건을 사 와 배치해 둔 것 밖에 없었다. 이게 어떻게 지원사업에 당선되었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오리 날다가 아니라 능지처참 아니냐고 박현순작가에게 말했다. 현순작가는 이 제목도 괜찮은것 같다고 맞장구 쳐줬다. 감사합니다
처음엔 비올 때 우산을 놓고 오는 것을 상상했는데, 생각해 보니 버스나 지하철에 놓고 내린 경우가 많다. 아 맞다!
;;
휴지를 밑동부터 써서 무너뜨리는 상상을 했다.
이건 실제로 착용해 볼 수 있었다. 정수와 내가 같이 썼다. 내가 키가 많이 작아 정수가 많이 내려와 줬다. 고맙습니다.
... 우리는 박현순 작가의 작업을 통해 우리의 현실과 세계의 일상에 신선한 시각과 태도를 환기하게 된다. 우리는 그의 작업에서 어떤 웃음과 유머를 발견할 수 있을까? 이번 전시 출품작들을 살펴보면, 바나나 대신 파를 있는 그대로 벽에 붙인 '파는 작품(2023~2024)', 축구공에 붉은색 글씨의 영어로 "I was a Car"라고 쓴 '이별(나는 차였어)( 2024)', 흙더미 위에 생일 케이크용 초를 꽂은 '흙수저 케이크(2024)', 쥐덫에 물감이 얹어져 있는 '세상에 작가가 너무 많다(2024)' 검은 우산에 흰 글씨로 쓴 '아! 맞다!(2024)', 효자손이 2개가 서로 맞잡고 있는 '손에 손잡고(2024)', 플라스틱 안내판이 서로 기대고 있는 '밀당(2024)', 전기코드가 마치 뱀이 뱀의 꼬리를 물고 있듯 서로 맞물려 있거나, 시계 끈이 서로 맞물려 있는 '우로보로스(2024)' 달걀판으로 만든 사각형의 '닭집(2024)'..
-말장난 같겠지만: 웃음과 유머의 미학 , 김노암(작가, 미술비평)
3.
미안하지만 작가들이 작업을 그만했으면 좋겠다.
작업실에 쌓여있는 작품들을 보니, 이것들이 다시 쓰일 날이 오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든다.
(...) 그래서 일상의 사물로 작품을 하고, 그것을 언제든 일상의 사물로 되돌릴 수 있게 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이라면 세상과 작품을 분리시키지 않으면서도 서로를 순환 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최소한의 것만을 남길 수 있고 나의 죄책감도 조금은 덜어낼 수 있을 것이다.
-작가노트, 박현순
이런 작업을 볼 때면 어떤 기준이나 생각으로 오브제를 선택하고, 어떻게 전시장에 배치하는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관점에서 보았을 때 처음 관람했을 때는 혼란스럽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떤 오브제를 선택했는지는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들을 활용했다는 점에서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들을 전시장에 어떻게 놓았는지를 파악하는 건 더 어려웠다. 몇몇 작품에서는 물감으로 글씨를 쓰거나, 테이프를 붙이고, 하나의 몸통에 여러 머리를 붙이는 연출, 작가가 개입의 흔적이 보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물건들이 가능한 한 있는 그대로 연결되어 있는 듯 보인다.
여기서 작가는 이런 물건 들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려 하는지. 약간은 헷갈렸다. 물건 가지고 와서 장난칠 거면 더 장난을 하거나? 그대로 가져올 거면 더 그대로 가져오는 게 맞지 않나?라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궁금증이 커질 때 작가는 " 다시 사용가능한 상태를 유지" 한다는 말을 했다. 이 말을 통해 앞선 궁금증이 어느정도 해소 됐지만, 조금 더 통일감 있게 접근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런 물건들이 전시가 끝났을때 파티를 해서? 관객들이 모두 가져가는 형태로 끝나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휴지를 높게 쌓아 올린 작업이 재밌었다. 작가는 실제로 화장실 갈 때 사용해도 된다고 하니까 더 흥미로웠다. 신미경 작가의 <화장실 프로젝트>가 떠오르기도 했다. 둘 다 관객에 의해 없어진다. 신미경작가의 비누 조각은 관객의 손을 깨끗하게 없어지겠지만 박현순작가의 작품은 소변 대변을 닦고 변기통으로 없어지겠지? 그럼 작가 입장에서 더 좋은 것 아닐까? 갑자기 군대에서 화장실 똥휴지 치우던 생각이 난다. 냄새도.
아 근데 왜 작업 하자~그리고 그게 의미있는 일이야~ 쓰일 날이 오지 않더라도 !
커피를 얻어먹고 집으로 왔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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