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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관람/24년

<졸리다 Zolida> 송지유_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 (24.04.03 -05.03)

by 천정누수 2024.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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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 방문했다!

 
이 때 논문준비하면서 전시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갔던 기억이 있다. 날씨는 점점 더워지고 있었다. 뒤 늦게라도 적는 이유는 기억하기 위해서
 

 
전시는 다양한 매끄럽고 , 얇은, 공간 경계에 있는 것들이 살며시, 턱-!, 포슬하게  놓이고, 박히고, 세워져 있었다. 

 
이거 스타크래프트1 고치 닮았다. . 아마 캠페인에서 케리건이 부화하는 고치였던 걸로 기억한다.


저그 고치에서 태어난 케리건

 
나무 단단하고 매끄러워서 멋지다.

 
전시는 이런 흔적만 남은 작업들이 많았는데, 이런거 발견 할때마다 뿌듯했다. 뭔가 '전시를 집중해서 잘 보는 나'에 취하기.
보면서 정말 단단해 보이는 것들도 있었는데, 정말 얇고 연약해보이는 작업들이 많았다. 이거 보관은 어떻게 하지?? 하는 질문을 걱정을 하며 보았다. 근데 완벽하게 보관 안되는게 이 작업들의 완성 같기도 하다. 나중에 펼쳐봤을 때 훼손되있어도 문제가 없고 오히려 좋을것 같은 작업들

 
전시에는 이런 알같은 느낌이 나는 오브제? 설치물? 이 많이 보였다. 이 알은 새의 알이라기 보다 파충류의 알 같다. 파충류 알이 막 나왔을때 말랑하지만 질긴 느낌.
 
아래는 구렁이의 산란 귀엽다!

 
아마 이 작업보고 어떻게 벽에 꽂았냐 물었던거 같다. 이 시기 이렇게 벽에 퍽! 하고 박힌걸 보면 웃겨서 자지러졌던 것 같다. 나는 송지유 작가의 모든 것에서 힘빼다가 강하게 내리 찍는 지점이 참 좋다. 작업이 전반적으로 힘을 뺀 모양새이지만 힘을 빼려면 콘크리트 벽에 정을 박을 수 있는 강력한 직관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언젠가 장욱진 전시를 보면서 그림은 참 말랑말랑한데 사람은 왜이리 강한 단어로 말하지? 라는 생각을 했었다. 강한 심지를 가져야 힘을 뺀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것 같다. 

송지유는 보고 싶은 것을 바라보기 위해 작업을 한다. 영원히 가변적인 감정들, 시간을 거스르며 존재하는 것들에 대한 경외심, 역사속 인물들의 기록되지 않은 일상에 대한 호기심이나, 무정처한 향수를 그린다. 백일몽처럼 일상과 상상 사이를 부유하는 생각들을 글 속에 담거나, 오랜 시간 바라보던 사물 속에서 새로운 형상을 발견해 곧바로 작업으로 옮기기도 한다. 송지유의 작업에서 쓰기와 만듦 사이에는 위계가 없고, 상황에 따라 적당한 재료를 취한다. 세계를 관찰하는 과정에서 체득한 감각의 형상을 찾기 위해 드로잉, 회화, 조각, 글 등 매체에 경계를 두지 않고 작업을 진행한다. 같은 맥락 속에서도 매체에 따라 달라지는 근육의 움직임에 집중하며, 무엇을 보았는지를 묘사하기보다는 체험한 것을 사물과 공간의 흐름에 따라 드러나게 한다. 가령, 이미지를 환기시키기 위해 오히려 화면을 잘라내기도 한다[2]. 잘려나간 화면이 지면에 닿으며 만들어내는 굴곡은 작가의 이미지를 몽상과 현실 사이에 걸쳐놓는다. 그리고 이러한 형태는 필라멘트 조각 <머리카락>(2024)과 서로를 반사하며 이어진다. 재료를 자유롭게 사용하고, 필요한 경우 조각이 다른 조각의 일부가 되기도 한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떠올린 단어로부터 전해지는 생경한 촉감을 머릿속으로 탐색하고, 단어가 벗겨진 자리에 드러난 윤곽과 음영을 그린다.

-문소영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 큐레이터

 
잡히지 않는 것들을 쫓기. 이런 작업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어떻게 그 지향점을 유지하는지 궁금해진다.  영원히 변하는 감각, 임시적인, 일시적인 것들을 쫓는 것을 보면 공중에서 걷는 것 같다. 걷기를 가능하게 해주는 얇은 직관 발판. 있다고 믿어야 걷기가 가능할 것 같다. 
 
나는 음 지금은 못하지만 앞으로는 가능할것 같기도 하다.